딥시크(DeepSeek)의 출현과 함의: 기술 변곡점 시대의 시사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디지털플랫폼경제연구실 연구위원 김성옥
중국은 자국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간주하며 성장시켜 온 대표적인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국가이다. 정부는 IT 공룡 기업들을 적극 육성하고 때로는 지분 참여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들이 국가 발전과 안보 목표에 부응하도록 유도해 왔다.
한때 빅테크 규제를 강화했던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기술 패러다임 변화와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며 다시 플랫폼 기업들의 혁신을 장려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딥시크(DeepSeek)는 정부와 기업 간 협력 구조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떠올랐다.
딥시크의 출현과 함의
딥시크는 중국 스타트업인 High-Flyer의 AI 연구 부문인 DeepSeek 팀이 개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엔진이다. 2025년 초 뛰어난 성능과 더불어 중국산 AI 모델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딥시크는 특히 비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AI 모델 시장에 새로운 경쟁 요소를 제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챗GPT, 제미나이 등 기존 대형 언어 모델(LLM)들이 주로 고비용 투자를 통해 절대적인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대비되는 강점을 구축하며, 새로운 기술궤적을 그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딥시크의 핵심 강점은 세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음성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라는 점이다. 둘째, 효율적인 학습 방식과 경량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다. 셋째, 엣지 디바이스와의 호환성이 뛰어나 물리적 AI 분야에서의 높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즉, 딥시크같은 경량화된 멀티모달 모델은 기존 대형언어모델보다 특정 기술변곡점, 특히 멀티모달 AI와 온디바이스 AI 등에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오픈소스와 초저가 전략을 통해서 기업과 개발자가 빠르게 응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용이해, 고성능 컴퓨팅 파워가 기반이 되고,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멀티모달 기능이 제한적인 기존 대형모델에 비해 산업 영역에서의 적용과 확산이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다.
[ 표-1 ] AI 기술의 변곡점 전망
AI 변곡점 | 예상 시기 | 주요 기술 요소 | 영향 분야 |
멀티모달 AI | 2024~2025 | Vision + Text + Audio 등 | 검색, 헬스케어, 로봇, 교육 등 |
온디바이스 AI | 2024~2026 | 경량화 모델 + Edge HW | 검색, 헬스케어, 로봇, 교육 등 |
자기 지도 학습 | 2024~2026 | Self-supervised learning | 의료, 제조, 금융 분석 등 |
Agentic AI | 2024~2026 | 자동화 + 계획 + 실행 루프 | 업무 자동화, 리서치, 비서 등 |
범용 AI (AGI) | 2030 전후 | 다중 모달 + 자가 피드백 | 사회 전반, 새로운 직업 탄생 등 |
이러한 특성 덕분에, 딥시크와 같은 멀티모달 AI 엔진의 출현은 기존의 글로벌 AI 공급망을 재편하고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기회를 제공한다. 대규모 데이터와 인프라에 의존하던 기존 AI 공급망에서 벗어나 기술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형성된 것이다. GPU 활용도 및 클라우드 의존도 감소, AI 엔진 간 융합 확산, 그리고 새로운 AI 서비스의 등장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미국 중심의 빅테크 플랫폼 생태계에 대항하는 또 다른 생태계의 구축이 가능해졌다. 이는 소수 빅테크 기업이 기술 주도권을 가지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던 중앙 집중형 구조에서 벗어나, 독립성과 분산화가 강화된 생태계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저비용 AI의 등장으로 AI 기술 활용 기업들의 자체 기술 개발 역량이 강화될 수 있으며, 기술 개발 기업과 서비스 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기술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산업 영역에서 딥시크의 확장 과정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빅테크 플랫폼들이 성장할 때부터, 중앙 및 지방정부, 공공부문에서 이들의 서비스를 공공 서비스에 채택하여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들에게 테스트베드와 잠재적 내수시장을 제공하는 것은 중국 기술혁신 성과화를 위한 중요한 경로 중 하나였다.
딥시크 역시 이러한 경로를 밟아나가는 중이다. 2025년 초 딥시크 R1 모델 출시 이후, 중국 내 민관 여러 분야에서 딥시크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AI 활용을 통한 경쟁 우위 확보를 중시하는 중국의 분위기와 맞물려 딥시크 채택이 일종의 애국심 표현으로 여겨지는 경향도 나타난다.
광저우시는 전국 최초로 딥시크 모델 도입을 완료하여 민생 서비스, 도시 관리 등 다양한 행정 분야에 활용하고 있으며, 선전시는 시정부 내부망에 딥시크를 연동하여 행정 효율을 높였다. 닝보시는 공공 신용 분야에 딥시크를 활용하여 데이터 기반 행정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 부문의 딥시크 도입은 주로 지방 정부의 자발적인 결정과 시장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앙 정부의 AI를 통한 행정 능률 제고 지침에 부응하는 형태를 보인다.
또한, 기존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기술과 서비스에 딥시크의 모델을 응용, 업그레이드하며 혼합적 생태계를 구성해 나가며, 중국 플랫폼 생태계의 질과 범위를 확대하고 AI 기술의 산업응용을 확산해나가는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 역시 딥시크 등장 이전부터 독자적인 LLM을 개발해왔지만, 딥시크의 출현 이후 자사의 모델과 딥시크 모델을 혼용하는 전략을 취하며 딥시크의 산업적 응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이커머스 분야에서, 바이두는 검색 및 자율주행 분야에서, 텐센트는 소셜 미디어 및 게임 생태계에서 딥시크와 협력하며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꾀하는 중이다.
민간 영역에서는 자동차 산업에서 2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차량 AI 시스템에 딥시크 모델을 내장하기 시작했으며,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주요 제조사들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딥시크 기능을 탑재했다. 화웨이는 자사 음성 비서에 딥시크 R1을 결합하여 고도화된 질의응답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Midea와 같은 가전 기업들도 딥시크 적용 제품을 출시하며 일상 가전의 AI화를 가속화한다.
이러한 협력 관계는 중국 AI 생태계 내에서 상호 보완적인 가치를 창출하며 AI 기술의 산업적 활용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 중국의 AI 기술 주권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AI 기술 변곡점에 대한 대응과 시사점
딥시크의 기술력 자체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 지속가능성이나 글로벌 확장성이 약하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글로벌 차원의 대중국 불신 속에서 딥시크 열풍을 금방 사그라들 것이다라는 전망 역시 팽배한 가운데, 딥시크는 단순한 하나의 AI 모델로서가 아닌 다음과 같은 상징성을 가진다.
중국발 AI 모델의 부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구조적 재편을 촉진하는 주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딥시크와 같은 자국산 AI 엔진의 등장으로 중국은 기존 서구 중심의 기술 질서로부터 점차 독립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AI 생태계의 지역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면서, 서구 진영의 모델들과는 별개의 기술·산업 블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딥시크가 기존 초거대 언어모델과는 다른 기술궤적을 그릴 수 있다는 점도 깊은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AI 기술의 핵심 가치가 절대적인 성능을 넘어서, 비용 효율성, 규제 대응 능력, 고객 특화 기능 등 다층적인 요소로 확장되면서, 향후 기술변곡점에 빠르게 대응하고 산업 응용의 범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국가가 다음 AI 패러다임을 주도할 강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통적 빅테크가 독점하던 폐쇄형 구조는 점차 개방형 협력과 분산화된 경쟁 구도로 이행하며, 고도화된 기술과 빠르게 응용할 수 있는 경량화된 적정기술로 나뉘어진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다.
딥시크 사례는 또한 각국의 데이터 주권 강화 흐름 및 소버린 AI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자국 내 AI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자체 모델을 통해 데이터 통제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딥시크의 사례는 국가별·지역별 AI 생태계가 다극화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과제도 동반한다. 특히 AI 모델의 설명가능성은 점점 더 중요한 이슈로 부상 중이다. 딥시크는 경량화와 고속성을 강조하는 만큼, 모델의 처리 방식과 데이터 활용 구조가 블랙박스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이 핵심인 금융, 의료, 공공행정 등 분야에서 적용에 제약을 줄 수 있으며, 향후 국제 표준 논의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리하자면, 딥시크의 등장은 중국이 서구 기술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중심의 AI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오픈소스화된 모델과 초저가 정책은 AI 기술의 빠른 확산을 유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비용 효율성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 상당한 경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 국가 전략과 산업 구조 전반에 걸친 판의 이동을 예고한다. 딥시크라는 AI 기술의 변화는 생태계의 발전 궤적, 기술주권과 향후 패러다임에서의 경쟁구도 변화를 갖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어떤 생태계의 모습으로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 하에, 어떤 기술을 개발, 도입하고 누구와 공유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참고문헌]
김성옥. (2025). 중국의 플랫폼 국가주의와 정부-기업 관계: 딥시크(Deepseek)의 사례. 디지털플랫폼 포럼 발표자료
서행아, 주경원. (2025.3.27.). 글로벌 AI 패권 경쟁: 중국 동향과 시사점. KISTEP 브리프.
소스 및 관련 콘텐츠
Reuters. (2023.1.14.). China acquires 'golden shares' in two Alibaba units.
Reuters. (2025.1.30.). Alibaba releases Al model it says surpasses DeepSeek.
SCMP. (2025.3.16.). Chinese local governments turn to DeepSeek's Al to identify suspected corruption cases.
< 2025. Vol. 19
딥시크(DeepSeek)의 출현과 함의: 기술 변곡점 시대의 시사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디지털플랫폼경제연구실 연구위원 김성옥
중국은 자국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간주하며 성장시켜 온 대표적인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국가이다. 정부는 IT 공룡 기업들을 적극 육성하고 때로는 지분 참여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들이 국가 발전과 안보 목표에 부응하도록 유도해 왔다.
한때 빅테크 규제를 강화했던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기술 패러다임 변화와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며 다시 플랫폼 기업들의 혁신을 장려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딥시크(DeepSeek)는 정부와 기업 간 협력 구조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떠올랐다.
딥시크의 출현과 함의
딥시크는 중국 스타트업인 High-Flyer의 AI 연구 부문인 DeepSeek 팀이 개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엔진이다. 2025년 초 뛰어난 성능과 더불어 중국산 AI 모델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딥시크는 특히 비용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AI 모델 시장에 새로운 경쟁 요소를 제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챗GPT, 제미나이 등 기존 대형 언어 모델(LLM)들이 주로 고비용 투자를 통해 절대적인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대비되는 강점을 구축하며, 새로운 기술궤적을 그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딥시크의 핵심 강점은 세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음성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라는 점이다. 둘째, 효율적인 학습 방식과 경량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다. 셋째, 엣지 디바이스와의 호환성이 뛰어나 물리적 AI 분야에서의 높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즉, 딥시크같은 경량화된 멀티모달 모델은 기존 대형언어모델보다 특정 기술변곡점, 특히 멀티모달 AI와 온디바이스 AI 등에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오픈소스와 초저가 전략을 통해서 기업과 개발자가 빠르게 응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용이해, 고성능 컴퓨팅 파워가 기반이 되고,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멀티모달 기능이 제한적인 기존 대형모델에 비해 산업 영역에서의 적용과 확산이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다.
[ 표-1 ] AI 기술의 변곡점 전망
2024~2025
Vision + Text + Audio 등
검색, 헬스케어, 로봇, 교육 등
2024~2026
경량화 모델 + Edge HW
검색, 헬스케어, 로봇, 교육 등
2024~2026
Self-supervised learning
의료, 제조, 금융 분석 등
Agentic AI
2024~2026
자동화 + 계획 + 실행 루프
업무 자동화, 리서치, 비서 등
범용 AI (AGI)
2030 전후
다중 모달 + 자가 피드백
사회 전반, 새로운 직업 탄생 등
이러한 특성 덕분에, 딥시크와 같은 멀티모달 AI 엔진의 출현은 기존의 글로벌 AI 공급망을 재편하고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기회를 제공한다. 대규모 데이터와 인프라에 의존하던 기존 AI 공급망에서 벗어나 기술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형성된 것이다. GPU 활용도 및 클라우드 의존도 감소, AI 엔진 간 융합 확산, 그리고 새로운 AI 서비스의 등장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미국 중심의 빅테크 플랫폼 생태계에 대항하는 또 다른 생태계의 구축이 가능해졌다. 이는 소수 빅테크 기업이 기술 주도권을 가지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던 중앙 집중형 구조에서 벗어나, 독립성과 분산화가 강화된 생태계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저비용 AI의 등장으로 AI 기술 활용 기업들의 자체 기술 개발 역량이 강화될 수 있으며, 기술 개발 기업과 서비스 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기술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산업 영역에서 딥시크의 확장 과정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빅테크 플랫폼들이 성장할 때부터, 중앙 및 지방정부, 공공부문에서 이들의 서비스를 공공 서비스에 채택하여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들에게 테스트베드와 잠재적 내수시장을 제공하는 것은 중국 기술혁신 성과화를 위한 중요한 경로 중 하나였다.
딥시크 역시 이러한 경로를 밟아나가는 중이다. 2025년 초 딥시크 R1 모델 출시 이후, 중국 내 민관 여러 분야에서 딥시크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AI 활용을 통한 경쟁 우위 확보를 중시하는 중국의 분위기와 맞물려 딥시크 채택이 일종의 애국심 표현으로 여겨지는 경향도 나타난다.
광저우시는 전국 최초로 딥시크 모델 도입을 완료하여 민생 서비스, 도시 관리 등 다양한 행정 분야에 활용하고 있으며, 선전시는 시정부 내부망에 딥시크를 연동하여 행정 효율을 높였다. 닝보시는 공공 신용 분야에 딥시크를 활용하여 데이터 기반 행정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 부문의 딥시크 도입은 주로 지방 정부의 자발적인 결정과 시장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앙 정부의 AI를 통한 행정 능률 제고 지침에 부응하는 형태를 보인다.
또한, 기존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기술과 서비스에 딥시크의 모델을 응용, 업그레이드하며 혼합적 생태계를 구성해 나가며, 중국 플랫폼 생태계의 질과 범위를 확대하고 AI 기술의 산업응용을 확산해나가는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 역시 딥시크 등장 이전부터 독자적인 LLM을 개발해왔지만, 딥시크의 출현 이후 자사의 모델과 딥시크 모델을 혼용하는 전략을 취하며 딥시크의 산업적 응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이커머스 분야에서, 바이두는 검색 및 자율주행 분야에서, 텐센트는 소셜 미디어 및 게임 생태계에서 딥시크와 협력하며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꾀하는 중이다.
민간 영역에서는 자동차 산업에서 2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차량 AI 시스템에 딥시크 모델을 내장하기 시작했으며,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주요 제조사들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딥시크 기능을 탑재했다. 화웨이는 자사 음성 비서에 딥시크 R1을 결합하여 고도화된 질의응답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Midea와 같은 가전 기업들도 딥시크 적용 제품을 출시하며 일상 가전의 AI화를 가속화한다.
이러한 협력 관계는 중국 AI 생태계 내에서 상호 보완적인 가치를 창출하며 AI 기술의 산업적 활용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 중국의 AI 기술 주권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AI 기술 변곡점에 대한 대응과 시사점
딥시크의 기술력 자체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 지속가능성이나 글로벌 확장성이 약하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글로벌 차원의 대중국 불신 속에서 딥시크 열풍을 금방 사그라들 것이다라는 전망 역시 팽배한 가운데, 딥시크는 단순한 하나의 AI 모델로서가 아닌 다음과 같은 상징성을 가진다.
중국발 AI 모델의 부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구조적 재편을 촉진하는 주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딥시크와 같은 자국산 AI 엔진의 등장으로 중국은 기존 서구 중심의 기술 질서로부터 점차 독립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AI 생태계의 지역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면서, 서구 진영의 모델들과는 별개의 기술·산업 블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딥시크가 기존 초거대 언어모델과는 다른 기술궤적을 그릴 수 있다는 점도 깊은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AI 기술의 핵심 가치가 절대적인 성능을 넘어서, 비용 효율성, 규제 대응 능력, 고객 특화 기능 등 다층적인 요소로 확장되면서, 향후 기술변곡점에 빠르게 대응하고 산업 응용의 범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국가가 다음 AI 패러다임을 주도할 강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통적 빅테크가 독점하던 폐쇄형 구조는 점차 개방형 협력과 분산화된 경쟁 구도로 이행하며, 고도화된 기술과 빠르게 응용할 수 있는 경량화된 적정기술로 나뉘어진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다.
딥시크 사례는 또한 각국의 데이터 주권 강화 흐름 및 소버린 AI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자국 내 AI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자체 모델을 통해 데이터 통제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딥시크의 사례는 국가별·지역별 AI 생태계가 다극화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과제도 동반한다. 특히 AI 모델의 설명가능성은 점점 더 중요한 이슈로 부상 중이다. 딥시크는 경량화와 고속성을 강조하는 만큼, 모델의 처리 방식과 데이터 활용 구조가 블랙박스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이 핵심인 금융, 의료, 공공행정 등 분야에서 적용에 제약을 줄 수 있으며, 향후 국제 표준 논의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리하자면, 딥시크의 등장은 중국이 서구 기술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중심의 AI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오픈소스화된 모델과 초저가 정책은 AI 기술의 빠른 확산을 유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비용 효율성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 상당한 경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 국가 전략과 산업 구조 전반에 걸친 판의 이동을 예고한다. 딥시크라는 AI 기술의 변화는 생태계의 발전 궤적, 기술주권과 향후 패러다임에서의 경쟁구도 변화를 갖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어떤 생태계의 모습으로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 하에, 어떤 기술을 개발, 도입하고 누구와 공유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참고문헌]
김성옥. (2025). 중국의 플랫폼 국가주의와 정부-기업 관계: 딥시크(Deepseek)의 사례. 디지털플랫폼 포럼 발표자료
서행아, 주경원. (2025.3.27.). 글로벌 AI 패권 경쟁: 중국 동향과 시사점. KISTEP 브리프.
소스 및 관련 콘텐츠
Reuters. (2023.1.14.). China acquires 'golden shares' in two Alibaba units.
Reuters. (2025.1.30.). Alibaba releases Al model it says surpasses DeepSeek.
SCMP. (2025.3.16.). Chinese local governments turn to DeepSeek's Al to identify suspected corruption ca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