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 안보


중국 비확산 정책 30년의 변화와 함의


 부산대학교 이한얼


  이 글은 지난 30년 간 중국의 군축, 군비통제, 비확산 정책이 어떠한 점에서 변화했는지 검토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런 목적에서 다음의 다섯문건을 살펴보았다: 1995년 발간된 ‘중국의 군비통제와 군축 백서(《中国的军备控制与裁军》白皮书),’ 2005년 발간된 ‘중국의 군비통제, 군축 그리고 비확산 노력을 위한 백서(《中国的军控、裁军与防扩散努力》白皮书)’, 2010년 ‘중국의 국방 백서(《2010年中国的国防》白皮书),’ 2019년 발간된 ‘중국의 핵무기 핵확산금지조약 이행 상황에 관한 국가 보고(关于中华人民共和国履行《不扩散核武器条约》情况的国家报告),’ 그리고 2025년 11월 발간된 ‘신시대 중국의 군비통제, 군축 그리고 비확산 백서(《新时代的中国军控, 裁军与防扩散》白皮书).’ 문건 분석 결과, 중국의 비확산 정책은 중요도 순서로 글로벌 거버넌스의 능동적 주도, 초점 영역의 확장, 그리고 이중 잣대 비판 강화의 세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중요도 판단 기준은 전략적 인식과의 거리, 관련 내용의 양, 그리고 용어의 반복 정도이다. 글로벌 거버넌스 역할 인식 변화는 중국의 세계관, 목표, 그리고 국제적 행위의 근본적 동기를 설명하는 최상위 개념으로 나머지 두 변화를 포괄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수사적 차원의 변화로 특징지어지는 이중 잣대 비판 강화와 달리, 초점 영역의 확장은 문서의 구조를 바꾸거나 독립적인 대규모 섹션을 통해 논의가 진행되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아래에서 우선 중국의 관련 정책에서 지속된 원칙을 간단히 살펴본 뒤 변화의 내용을 검토하고, 변화의 전략적 함의를 살펴본다.


[ 사진 ] 2016년 미국과 협력으로 건립된 중국 국가핵안보기술센터(国家核安保技术中心) 전경(2010, 3; 2019, 9-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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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国家核安保技术中心2022年工作人员招聘公告,” 2022年 1月 12日, https://www.163.com/dy/article/GTHNUN2O0514CNDI.html..


1. 지속의 측면 

  중국의 군축, 군비통제, 비확산 정책이 상당한 변화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원칙들이 존재한다. 첫째로 핵폐기를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다. 핵이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핵무기의 전면적 금지와 완전한 파괴(全面禁止和彻底销毁核武器)’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1995, 4, 8-9, 12; 2005, 2-4; 2010, 1; 2019, 1-4; 2025, 4, 6). 둘째로 핵무기 선제사용금지(不首先使用核武器) 원칙이다. 중국은 이 원칙이 핵 위협, 핵 전쟁 가능성, 핵무기의 확산 가능성 감소에 기여한다고 보며 때문에 중국의 가장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며 예측 가능한 정책임을 강조하였다(1995, 12-13; 2005, 2, 4; 2010, 1; 2019, 2-3; 2025, 4-5). 셋째, 중국은 무조건적으로(无条件) 비핵국가 및 비핵지대를 대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견지해왔다(1995, 12; 2005; 2, 4; 2010, 1; 2019, 1-3; 2025, 4). 넷째는 중국 핵전력의 방어적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을 보유하며, 이 전력은 오로지 ‘자기방어와 억지(防御和自卫)’ 목적에서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1995, 3, 13; 2005, 4, 6; 2019, 2, 5-6; 2025, 2, 4-5, 8). 다섯째로 중국은 지금까지 체결된 주요 다자조약, 핵확산금지조약(不扩散核武器条约), 생물무기금지협약(禁止生物武器公约), 화학무기금지협약(禁止化学武器公约)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全面禁止核试验条约)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1995, 9; 2005, 2; 2010, 2-3; 2019, 3-4, 8; 2025, 8-9).


2. 변화의 측면 

2.1. 글로벌 거버넌스 역할 인식 강화: 수동적 준수에서 능동적 건설자로

  지난 30년 간 중국의 군축, 군비통제, 비확산 관련 정책에서 관찰된 첫 번째 주요한 변화는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태도가 수동적 준수에서 능동적 주도로 변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1995년과 2005년의 백서는 중국이 이미 수립된 국제조약 및 국제기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언급한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생물무기금지협약(BWC),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가입을 명시하였고, UN에서의 활발한 활동(UN총회 제1위원회와 군축심의위원회 등)을 언급하고 있으며, 지역별 비핵지대 조약 추가 의정서 서명 및 비준도 등장한다(1995, 8-11; 2005, 4-5). 특히 2005년 백서에서는 비확산을 위해 통과시킨 UN안보리 결의 1540호에 대한 지지와 지뢰 및 경소형 무기(light weapons) 해결 관련 특정재래식무기협약(CCW) 의무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한다(2005, 1, 6). 이 두 문건의 또 다른 특징은 국내적 비확산 노력이 언급된 것이다. 1995년 백서는 1987년 이후 중국이 시행한 자발적 군축(병력, 군 조직, 무기 등)과 군내 민간인 고용 확대(军转民)를 명시하고 있으며, 2005년 백서는 더 나아가 비확산노력의 법제화(法制化管理)를 강조하고 있다(표-1 참조).


[ 표-1 ] 2005년 백서에 언급된 중국 비확산 법제화 내용

영역법률
핵무기《中华人民共和国核出口管制条例》, 《中华人民共和国核两用品及相关技术出口管制条例》
생화학무기《中华人民共和国生物两用品及相关设备和技术出口管制条例》, 《中华人民共和国监控化学品管理条例》及《实施细则》,
《化学品名录》, 《有关化学品及相关设备和技术出口管制办法》
탄도미사일《中华人民共和国导弹及相关物项和管制条例》
군사물품 수출통제《中华人民共和国军品出口管理条例》


  2010년대가 되면 이런 수동적 참여(参与)는 기여(贡献) 중심의 논조로 변화한다. 중국이 구체적인 조약을 공동 발의하거나 유엔 투명성 제도에 참여하는 등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여의 첫 번째 수단은 핵보유 5개국(P5) 협력기제이다. 2010년 문건은 P5 내 ‘강대국들’의 책임을 강조하였으나(2010, 1), 2019년 보고서는 2011년 P5 핵 용어 실무그룹(Nuclear Glossary Working Group) 설립 및 두 번의 P5 핵 용어집 편찬 과정에서 중국이 보인 ‘주도적 조정(牵头协调)’ 역할을 강조하였고, 2018년 8월 P5 협력기제의 조정자(协调员) 직책을 맡아 2019년 1월 연례 총회를 성공적으로 주최했음을 명시하였다(2019, 5). 이는 중국이 핵 담론의 틀을 설정하고 국제적 이해를 확대하는 규범 형성자(norm-shaper)로 역할이 변화함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수단은 미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적 안정성 외교이다. 중국은 2009년 미국과 상대 핵전력 표적화 금지에 합의하였다. 2008년에는 러시아와 미사일/우주발사체 발사 시 상호 통보하기로 합의하였고, 3년 뒤 전략적 안정 강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2019, 5). 중국과 러시아는 2008년에 우주 공간 무기 배치 방지 조약 초안을 군축회의에 제출하고(2010, 3), 이를 2014년에 수정하였다(2019, 6). 세 번째는 비핵지대 외교이다. 중국은 동남아 비핵지대조약(东南亚无核武器区条约)을 지지해왔는데(2005, 4; 2010, 2), 2019년 문건에서 동 조약 의정서 관련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다고 선언했다(2019, 11). 중국은 중동 비확산 지대를 원칙적으로 지지해왔고 회의 소집에 찬성했으며(2019, 11) 옵저버(观察员)로서 건설적인 역할(2019-2024)을 해왔다(2025, 7). 이와 함께 중국은 가나와 나이지리아의 미임계 원자로의 저농축화를 지원해 민감 핵물질 사용을 감소시키는데 일조해 비핵지대 외교에 기여했음을 명시하고 있다(2019, 9).

  2025년이 되면서 중국은 자신을 군축, 군비통제 및 비확산 글로벌 거버넌스의 수호자(维护者) 및 세계 평화의 건설자(建设者)로 설정한다. 이런 태도 변화는, 첫째,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자기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였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수용적 관찰자나 초보적 기여자에서 이제는 대안적 질서의 설계자로 자신을 규정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2025년 백서는 중국의 역할이 선도하고(引领), 주도하며(主导), 건설하는(建设) 데 있음을 반복적으로 확인한다(2025, 1, 2, 10). 둘째로 중국의 대전략과 군축, 군비통제 및 비확산 정책 간 정합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도’ 자체의 비용과 ‘주도 실패’의 후과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역할 설정은 전략적 판단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2025년 백서는 시진핑 주석의 핵심 전략 개념들, 예컨대 ‘신시대(新时代)’, ‘인류운명공동체(人类命运共同体)’나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全球安全倡议)’를 군비 통제 정책의 핵심으로 수차례 언급하고 있으며(2025, 1-3, 11-12, 15), 중국이 관련 분야에서 중국의 이니셔티브(中国倡议)나 해법(中国方案)을 적극 제공하고 실천하여 세계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국의 ‘견고한 결심(坚定决心)’을 보여주려 한다(2025, 2).


2.2. 초점 영역의 확장 추세

  두 번째 변화는 중국의 군축, 군비통제 및 비확산 정책의 초점 영역이 기존의 전통적 대량살상무기(WMD) 및 재래식 무기에서 우주,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신흥 기술 분야로 확장된 것이다. WMD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초점 영역화 된 것은 ‘우주의 무기화와 군비경쟁 방지(防止外空武器化和外空军备竞赛)’이다. 2005년 백서에 별도의 절(節)이 등장해 기존 국제법의 한계와 새로운 협상을 통한 예방 조치의 필요성이 언급되는 등 원칙적 입장이 나왔고(2005, 2), 2010년에는 상술한 중-러 조약 초안 제출과 논의를 언급하며 실질적 행동을 명시하였다(2010, 3). 다음으로, 2010년이 되면 미사일 방어체계의 확산이 초점 영역화 된다. 2005년 백서에서는 대만 문제 관련 우려만 표명했으나 2010년에는 글로벌 미사일 방어계획이 “전략적 균형 및 안정을 손상시키고, 국제 및 지역 안보에 불리하며, 핵군축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损害国际战略平衡与稳定,不利于国际和地区安全,并对核裁军进程产生消极影响)”며 강력히 비판하였고, 미사일 방어체계의 ‘해외배치(海外部署)’와 ‘관련 국제협력’과 같은 구체적 행동을 직접적으로 반대하였다(2010, 2). 2025년이 되면 신흥기술이 비확산 정책의 핵심 초점 영역으로 격상된다. 2019년 보고서도 신흥기술의 안보적 중요성을 언급하지만, 신흥기술을 전략적 도전이나 기존 WMD 확산방지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다루었다(2019, 2-4, 8-10). 그러나 2025년 백서에서 중국은 ‘신흥 영역의 국제안보 거버넌스 선도(引领新兴领域国际安全治理)’라는 장(章)을 신설하여 주도적으로 국제적 표준을 선점하고 관련 규범을 형성할 의지를 천명했다. 또한 ‘우주안보,’ ‘네트워크 안보’ 및 ‘AI 기술의 군사적 적용(人工智能军事应用)’을 독립적 대주제로 설정하고, ‘네트워크 주권(网络主权),’ ‘네트워크 공간 운명공동체(网络空间命运共同体),’ ‘인간중심, AI 선의(人本, 智能向善)’ 등 중국적 개념을 강조하면서 관련 거버넌스(예컨대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全球人工智能治理倡议)’와 ‘AI 군사적 적용 규범화에 관한 입장 문서(中国关于规范人工智能军事应用的立场文件)’ 등) 선도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2025, 12-13). 


2.3. ‘이중 잣대’ 비판 강화와 대상의 명료화

  마지막으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군축, 군비통제, 비확산 정책을 배타적으로 적용하는 이중 잣대(双重标准)를 가진 국가들을 비판해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으며 그 대상도 명료해지고 있다. 1995년 백서에서 이중 잣대 비판은 남북 격차(North-South divid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일부 선진국들이 비확산을 기술적 독점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면서 개도국들이 경제발전을 위해 평화적으로 핵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위선으로 보고 있다. 즉 이중 잣대는 합법적 발전권에 장애로 작용한다(1995, 3-4, 8-9). 2005년과 2010년 문건은 중국의 초점이 발전권에서 국제정치 내 제도적 형평성으로 이동한다. 2005년 백서에 이중 잣대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지만, 두 문건 모두에서 중국은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국가가 자의적인 압박 없이 동일한 수출통제 규칙을 따르는 법치에 기반한 비차별적이고 투명한 다자기제 구축을 제안하였다(2005, 2, 5-6; 2010, 2). 내용 변화에 더하여 비판 강화도 눈에 띈다. 1995년과 2010년 문건을 비교해보면 이중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된다(不能采取)”에서 “버려야만 한다(应[…]摒弃)”로 표현이 강화되었고 2019년에도 이런 표현이 유지되었다(1995, 8; 2010, 2; 2019, 11). 결국 1995년부터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중 잣대와 관련된 중국의 문제의식이 개도국 권리 보장에서 국제제도 구축 요구로 확장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2019년 이후의 문건은 중국이 국제 군축, 군비통제, 비확산 제도가 도전 받고 있음을 점차 심각하게 인식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개별국들의 구체적 행위를 더욱 강하게 비판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만한 것은 2019년부터 이중 잣대와 함께 실용주의(实用主义) 반대를 언급한 것이다(2019, 11; 2025, 3). 실용주의는 국가들이 비확산 규칙을 즉각적 이익에 기반해 준수하거나 취사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2019, 11). 따라서 중국은 실용주의라는 표현을 추가하여 핵확산금지조약이 글로벌안보의 기반임을 재확인하고 국가들의 외교적 일관성, 즉 관련 국제규범과 규칙의 준수를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2019, 1, 8). 2025년 백서에서 중국은 “일부 국가들이 관련 국제협약에서 탈퇴하여 국제 군비통제 및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더 높아진 우려를 표명하였다(2025, 3). 또한 중국은 이중 잣대와 관련해 두 가지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며 구체적인 행동을 거론한다. 하나는 중국은 오커스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이다. 중국은 이 같은 무기급 우라늄의 비핵국가(호주) 이전이 핵확산금지조약을 훼손한다면서 핵공유(核共享)와 확장억지(延伸威慑)에 강력히 반대(坚决反对)하였다(2025, 7).   다음은 경제적 탈동조화이다. 중국은 최근 만연한 “작은 뜰에 높은 담장을 치는(小院高墙)” 행위와 “(국가 간) 연결을 끊고 단절하는(脱钩断链)” 행위를 언급하면서 이야 말로 실용주의와 이중 잣대가 개도국의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성토한다(2025, 4-3). 

2025년 백서에서 몇 가지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중 잣대라는 표현이 과거의 1번에서 4번으로 증가하였고 외연이 확대되었다. 중국은 경제적 탈동조화, 정치적 강압과 예외주의, 지정학적 이익 우선주의(地缘政治私利), 일방주의(비국가폭력조직의 첨단기술 확보를 막겠다는 핑계로 다시 강화) 등이 비확산과 개도국의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에 장애로 작용한다고 본 것이다(2025, 3-4, 7, 13). 둘째는 비판 대상의 확대 및 명료화이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량과 가장 정밀한 핵무기를 보유한 대국들(世界上数量最多, 质量最精核武器的核大国)’인 미국과 러시아가 실질적 감축을 먼저 이뤄야 한다는 원칙(两超率先)을 견지해왔으나(1995, 12; 2019, 3; 2025, 6), 이들을 문건에 명시한 적은 없다. 여전히 이런 관례는 이어지고 있지만 2025년에 새로이 등장한 예외주의, 일방주의, 지정학, 경제적 탈동조화 등 표현이 등장한 것은 중국의 비판 대상으로 미국을 특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비판 대상 관련 표현 자체도 2025년이되면 기존의 “각국(各国)” 또는 “어떤 국가(任何国家)”에서 (2005, 2; 2010, 2; 2019, 11), ‘소수 국가(少数国家)’ 또는 ‘개별 국가 집단(个别国家集团)’으로 확대되었다(2025, 3). 즉 미국의 동맹국들을 비판 대상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3. 중국 비확산 정책 변화의 함의 

  지난 30년 간 중국의 군축, 군비통제, 비확산 정책의 변화는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능동적 주도자로의 역할 인식, 관련 정책이 다루는 초점 영역의 확장, 그리고 이중 잣대 비판 강화 및 비판 대상 명료화로 정리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의 전략적 함의는 무엇인가? 첫째, 중국이 글로벌 거버넌스의 건설자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였으므로 국제적 규범과 제도의 준수를 더욱 의식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중국이 현 국제질서에 가진 불만의 정도에 상관없이 건설자라는 정체성의 등장은 변화된 질서를 파괴적 혁명이 아닌 안정적 진화를 통해 이루어 내고 이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관점에서도 이런 압박이 이후 중국의 리더십 상승을 일부 추동하고 정당화할 수 있기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둘째, 중국은 군축, 군비통제, 비확산 분야에서 더욱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하게 될 것이다. 관련 국제법과 규범의 제도화를 촉구 및 추진할 수도 있고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국가들과 지역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중국의 위기/위협 인식과 급격한 첨단기술 발전이 상술한 변화와 일정 부분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건을 놓고 보면 ‘냉전적 사고(冷战思维)’와 ‘영합(게임)적 사고(零和观念)’ 그리고 ‘전략적 오판(战略误判)’의 위험을 중국이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 2019년이다(2019, 2, 11). 2025년 백서는 국제정세의 “조정이 가속화(加速调整)”되고 있으며 패권, 강권 및 일방주의가 심화되는 “복잡하고 엄중한(复杂严峻)” 상황으로 평가하고 있다(2025, 3). 이런 2019년 이후의 위기 인식은 국제질서 조정기에 중국의 능동적 건설자 역할의 강화 논리와 연결될 수 있으며, 미국 및 관련 동맹국들에 대한 위협 인식(위기 인식보다 직접적이고 비구조적)은 이중 잣대 비판 대상의 명료화와 비판 내용 강화와 관련될 수 있다. 또한 이런 위협 인식은 첨단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맞물리며 핵공유, 확장억지, 경제적 탈동조화를 비판하는 초점 영역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설은 엄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외부의 의구심 변화와 상관없이 자국 핵전략과 군사현대화의 방어적 성격과 억지력 강화를 지속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과거 핵실험 자제나 중단 혹은 핵실험 모니터링을 언급하였으나 2019년과 2025년 문건은 새로운 군사기술 환경에서 로켓군의 효율성과 신뢰성 강화(예컨대 동펑 미사일계열, ‘전략조기경보(战略预警),’ ‘신속대응(快速反应)’ 등 능력 확보를 통한 생존성 및 보복능력 강화)를 언급하고 있다. 또한 부정적 통제(negative control)에 기반한 핵전력 지휘통제체계의 집중(按照中央军委的命令执行)을 강조한다(2019, 2-3; 2025, 5). 중국은 자신의 핵전력 강화가 ‘방어적’ 핵전략과 모순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5. “新时代的中国军控, 裁军与防扩散.” 11月 27日. 

__________________. 2019. “关于中华人民共和国履行《不扩散核武器条约》情况的国家报告.” 4月 29日. 

__________________. 2005. 《中国的军控、裁军与防扩散努力》白皮书. 9月 1日. 

乔梦. 2011. 《2010年中国的国防》白皮书(全文). 新华社. 3月 31日, http://www.81.cn/2017jj90/2011-03/31/content_7671721_10.htm.

 ____. 2011. 《中国的军备控制与裁军》白皮书(全文). 新华社.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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