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에서 '타격'으로: 2026년 양회에서 본 양안 관계 변화와 전망
동서대학교, 연구교수 강병환
1. 들어가며

2026년 전국양회 정부업무보고 중 대만 정책에 관한 핵심 기조인 하나의 중국원칙과 92공식 견지, 대만독립 분열세력 단호하게 타격, 외부세력 간섭 반대
<출처> 필자 캡쳐
2026년 3월 12일, 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폐막하였다. 중국 공산당 정치체제에서 ‘양회’는 최종적인 결정 권한을 갖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발표되는 정부공작보고,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제15차 5개년 규획과 각종 법률, 그리고 지도부의 발언 등은 연간 정치 의제를 포괄할 뿐만 아니라 대내외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풍향계로 기능한다.
2026년은 ‘제15차 5개년 규획’의 시작 해이지만, 중국 공산당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모두에서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탈세계화 추세를 강화하면서, 중국은 관세 불확실성, 수출 통제, 공급망 재편 등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제 하방 압력, 장기적인 디플레이션 우려, 높은 청년 실업률, 소비 심리 위축 등의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양회는 단순한 연례 국정 운영 방침의 제시를 넘어, 구조적 압력에 대응하는 중국의 정책 현황과 조정 방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관찰 지점을 제공한다.
특히 올해는 향후 5년의 국가 발전 전략인 ‘15·5 규획(2026~2030)’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첫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중국은 내수 부진과 공급 과잉이 결합된 이른바 ‘공강수약(供强需弱)’ 구조, 가속화되는 인구 고령화,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기술 봉쇄 및 지정학적 압박이라는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응하여 이번 양회는 ‘리스크의 체계적 관리’와 ‘국가 시스템의 회복력 제고’라는 명확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는 내·외부 구조적 압력 속에서 중국 공산당이 어떠한 통치 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전략이 법제화와 능동화 방향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수사적 ‘반대’를 넘어 ‘타격(打擊)’이라는 보다 강경한 표현이 공식화되면서 정책 기조의 질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대만 정책이 단순한 입장 표명에서 실행 단계로 이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전국인민대표대회, 법원, 검찰이 동시에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처벌을 강조한 점은 이제는 법률전이 대만 정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대만 광복 기념일’, 쑨원 기념 활동 등을 통해 역사 서사, 민족 정체성, 법적 수단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대만 관련 법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수동적 대응을 넘어 양안 관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법률·역사·외교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만의 국제적 공간을 압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고는 양회 기간 리창 총리의 정부공작보고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승인되고 통과된 제15차 5개년 규획 강요, 민족단결진보촉진법 등 관련 법률, 그리고 중공 지도부의 대만 관련 발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이를 통해 향후 양안 관계 변화의 정치적 함의를 도출하고, 나아가 중국의 대만 정책 방향을 체계적으로 전망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정부공작보고《政府工作报告》

1979년 1월 28일, 덩샤오핑이 9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덩샤오핑,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로잘린 카터(Rosalynn Carter),
카터 미국 대통령, 그리고 덩샤오핑의 부인 저우린(卓琳)이 워싱턴 백악관에 모여 있다.
정부공작보고에서 미·중 관계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대만 문제는 본질적으로 미국 요인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지금도 대만은 베이징과 워싱턴의 최고 지도자가 갈 수 없는 유일한 곳이다. 그만큼 대만 문제는 미·중 패권 경쟁을 상징하는 핵심 사안이자, 양국 관계의 긴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기능한다.
현재 중국 지도부의 인식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주요 변수로 간주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 표명, 캐나다의 제51주 편입 가능성 시사, 파나마 운하 영향력 확대 시도, 쿠바 관련 발언 등은 국제 질서의 예측 가능성을 약화 시키고 있다. 특히 2026년 초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강행과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 침략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협하는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였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공세적 행보가 양안 관계 및 자국의 전략적 안전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3·4·5 동맹 체계’, 즉 오커스(AUKUS), 쿼드(QUAD),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자국을 겨냥한 가상의 적대적 안보 기제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이 군비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단순히 ‘건군 100주년’에 맞춘 국방 및 군 현대화 목표 달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잠재적인 미·중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비한 실질적 전력 구축의 성격이 짙다.
결국 대만 문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는 대미 관계의 관리이며, 이는 여전히 중국 대외 정책의 최우선 과제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올해를 미·중 관계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규정하며 고위급 교류 일정이 이미 가시화되었음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정상 간의 만남을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적절한 환경 조성이 필수적임을 역설하며, 잠재적 리스크 관리와 불필요한 방해 요소 제거를 선행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발언은 정황상 올 5월 가시권에 들어온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은 이미 2018년에 당시 눈앞의 국제정세를 평가하면서 백 년에 없었던 대변국(百年未有之大變局)’으로 규정했다. 그러므로 현재 갈등의 파고가 높은 국제정세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변화에 대응하는 ‘이정제동(以靜制動)’의 전략 기조 아래, 미국과 치열하게 대립하면서도 관계의 파국만은 막는 ‘투이불파(鬪而不破)’의 상태를 유지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리창 총리의 정부공작보고에 나타난 대만 관련 언급은 표면적으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서 천명한 것로 보인다. 리 총리는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전반적 방략을 심도 있게 관철하고(총체방략),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을 견지하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을 도모하고 조국 통일 대업을 추진하며, 양안의 교류 협력과 융합 발전을 심화하고 중화 문화를 공동으로 전승·선양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대만 동포에 대한 동등 대우 정책 이행과 복지 증진을 통한 민족 부흥의 위업 달성을 강조했다.
비록 보고서의 전반적인 틀은 기존에 언급한 내용이 유지되었으나, 중국 관영 매체들은 올해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질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평가한다. 첫째, 대만 독립 저지의 강도가 ‘단호한 반대’에서 ‘단호한 타격(打击)’으로 격상되며 그 수위가 한층 강화되었다. 둘째, 통합 추진의 초점이 ‘융합 심화’라는 포괄적 개념에서 ‘대만인에 대한 중국인과 동등한 대우의 실질적 이행’이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생활 밀착적인 조치로 전환되었다. 셋째, ‘중화 문화의 공동 계승 및 발전’을 명시함으로써 정체성에 기반한 통합 동력이 한층 강화되었다.
특히 2025년 정부보고와 비교할 때, 2026년에는 ‘통일’이라는 표현이 양안 교류나 융합 발전보다 앞선 위치에 배치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리이후 베이징대 교수는 향후 5년간 통일 과정이 이른바 ‘가속기’ 또는 ‘속도 상승기’에 진입할 것이며, 중국이 ‘필연적 통일’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과 대만 내부 정치 지형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이 ‘통제 가능한 변수’를 중심으로 통일 과정의 주도권과 능동권을 확고히 확보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동시에 중국은 외부 세력이 통일 과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류궈선(劉國深) 샤먼대 교수는 대만 문제를 ‘글로벌 거버넌스 전략’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중국의 글로벌 전략 추진과 대만 문제 해결을 병행하되, 대만 변수가 전체 대외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대만 문제를 국가적 부담이아닌 민족 부흥을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3. 제15차 5개년 규획 강요(2026-2030) - ‘정교한 흡수 통합’으로의 이행

시진핑 총서기는 2022년 제20차 당대회 보고를 통해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 방략’을 견지하고 관철할 것임을 천명했다.
2021년 제19기 6중전회에서 처음 제시된 이 ‘총체 방략’은 신시대 대만 사무의 근본적인 지침이자 행동 강령이다
중국은 5년마다 한 번씩 전면적이고 심도 있는 ‘규획’(2006년부터 ‘계획’ 대신 ‘규획’이라는 용어 사용)을 고수해 왔으며, 이러한 규획들은 5년 차가 되면 대부분 실현된다. 2026년은 제15차 5개년 규획 시행 74주년이 되는 해이다. 제15차 5개년 규획은 중국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로 나아가는 핵심 시기인 만큼, 양안 관계에서도 단순한 교류를 넘어 ‘국가 거버넌스 틀 안으로의 대만 포섭’이 본격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5 규획은 총 18편 6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만 관련 내용은 제17편, 즉 ‘일국양제의 견지와 완비 및 조국 통일 추진’ 편에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제59장은 홍콩·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 촉진을 다루고 있으며, 제60장에서는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조국 통일 대업 추진 등 대만 관련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1) 시진핑 총서기가 2022년 20차 당대회 보고에서 밝혀던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방략’(新时代党解决台湾问题的总体方略)을 심도 있게 관철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견지하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함을 재천명했다. 또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양안 관계의 주도권과 능동권을 확고히 장악하며, 양안 동포의 복지를 증진하고 중화민족의 공동 터전을 굳건히 지킨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장 제1절은 양안 경제 협력 추진에 관한 내용이다. 대만 동포와 대만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적 조치(일명 ‘혜대조치’)를 지속적으로 발표·시행하고, 대만 동포와 기업이 ‘신발전 구도’(新发展格局)구축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융합되도록 유도한다. 나아가 대만 기업의 대륙 내 정착과 발전을 지원하고, 국가 지역 발전 전략 및 '일대일로' 공동 건설 참여를 장려한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 협력을 강화하여 양안 공동 시장 조성을 추진한다。
특히 푸젠성이 양안 융합 발전 시범구를 고도화하도록 지원하며 핑탄(平潭), 쿤산(昆山), 둥관(东莞) 등 양안 협력 중점 플랫폼과 ‘해협 양안 산업 협력구(海峡两岸产业合作区)’ 건설을 추진한다. 아울러 다층적인 양안 금융시장 구축을 지원하고, 요건을 갖춘 대만 기업의 대륙 증시 상장을 장려하고 있다.
60장 제2절은 양안 교류 심화에 관한 내용이다. 양안 경제·문화 교류 및 협력을 촉진하는 제도와 정책을 정비하고, 인적 왕래를 확대하여 교류·융합을 촉진한다. 교육, 의료 등 분야의 협력과 사회보장 및 공공자원 공유를 심화하며, 양안 문화 교류를 통해 중화 문화를 공동으로 전승·발전시킨다. 또한 대만 동포의 민족 정체성, 문화 정체성, 국가 정체성을 제고한다. 나아가 청년 및 기층 단위의 교류를 강화하고, 대만 청년들이 대륙에서 꿈을 추구·실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여건을 개선한다. 이와 더불어 대만인이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학습·근무·생활 환경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폭넓은 대만 동포와의 단결을 통해 중화민족의 장기적인 복지를 함께 도모함을 천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15차 5개년 규획에서 ‘양안 교류 심화’를 별도의 항목으로 배치한 것은 두 가지 분명한 신호를 내포한다. 첫째, 전략적 안정성의 유지이다. 즉, 정세가 복잡하더라도 교류를 축소하지 않고 ‘양안은 한 가족(两岸一家亲)’이라는 핵심 이념을 지속적으로 견지한다는 의미다. 이는 대만 민진당의 방해와 외부 세력의 간섭에도 불구하고 양안 교류를 축소하지 않고, 오히려 더 높은 수준과 명확한 정책 틀 속에서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양안은 한 가족’이라는 이념 아래 대만 민심 확보와 동포 복지 증진을 중시하고, 소수의 ‘대만 독립’ 세력과 다수의 대만 동포를 구분하여 접근함으로써 양안 공동 이익의 입장을 견지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제15차 5개년 규획’이 양안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은 핵심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양안 융합 발전의 '제도화'와 '상징적 성과' 도출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대만 주민이 대륙(특히 푸젠성) 내에서 내국인과 동일한 대우를 받는 '양안 융합 발전 시범구' 건설이 완성 단계에 진입한다. 첫째, 사회·문화적 생활권 통합이다. 교통,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 전반에서 대만 동포를 대상으로 한 '내국인 대우(同等待遇)'를 실질화함으로써, 심리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정체성 동화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둘째, 물리적 인프라 연계다. 푸젠성과 대만을 잇는 해저터널이나 교량 건설을 비롯하여 용수, 전력, 가스, 교통망을 직접 연결하는 이른바 '신사통(新四通, 통수, 통기, 통전, 통교)'를 가시화함으로써, 양안 통합의 실질적 지표인 '표지성(標誌性) 성과'를 도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만 본토와는 다르게 진먼(金門) 주민은 대체적으로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찬성하고 있다.
2) '중화민족' 프레임 내에서의 문제 해결
중국은 대만 문제를 더는 별개의 외교·군사 사안이 아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국가 전체 목표의 하위 과제로 재위치 시키고 있다. 첫째, 양안 간 불가분성의 강조이다. 중국의 종합 국력이 신장됨에 따라 대만 독립 세력은 자연히 위축될 것이며, 통일은 필연적으로 실현될 것이라는 이른바 ‘전략적 자신감’이 투영되어 있다. 이는 중국이 통일의 핵심 동력을 자국의 국력 강화에서 찾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종합 국력의 활용이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대만이 대륙 경제권에 구조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대만을 중국 중심의 경제권에 점진적으로 편입시키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3) 리스크 관리와 '유효한 통제'의 병행
대만과의 융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첫째, 회색지대 관리이다. 이른바 전면전은 피하면서도, 대만의 주권 행사 공간을 지속적으로 축소시키는 장기적 압박 전략이다. 가령 선별적 경제제재, 외교적 고립, 정보·심리전을 교묘하게 활용한다. 특히 홍콩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외부 세력의 개입과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정교화하고 있다. 둘째, 강온 병행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각종 우대 조치(이른바 ‘혜대조치’) 등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한편, 군사적·법적 압박을 병행함으로써 ‘대만 독립’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4) 국가 거버넌스 능력의 현대화 시험대
푸젠성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양안 융합 모델은 향후 통일 이후의 통치 체제를 사전에 실험하는 ‘거버넌스 테스트베드(Testbed)’로 기능하게 된다. 이는 대만 문제를 다루는 역량을 중국 국가 통치 능력 현대화의 핵심 지표로 삼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15차 5개년 규획’ 기간의 양안 관계는 중국의 압도적인 국력을 기반으로 대만을 대륙의 발전 궤도 속에 실질적으로 편입시키려는 ‘정교한 흡수 통합의 준비 단계’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4.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이하 민족법)’ - 대만포위 관련 3종 법률 세트 완성
이번 전국인대에서 통과된 민족법, 국가발전규획법(國家發展規劃法)2), 생태환경법전(生態環境法典)3) 등 3개 법률은 민족 거버넌스, 국가 전략 규획, 생태 문명 건설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의 '제도화'가 한층 강화되었음을 상징한다. 이 가운데 민족법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의 법제화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강화’를 핵심축으로 삼아, 2014년 이후 지속되어 온 시진핑의 민족 거버넌스 이념(民族治理理念)을 전면적으로 제도화했다. 민족구역자치제도라는 기본 틀은 유지하고 있으나, 문화·언어·교육·종교 등 각 영역에서 ‘차이성’보다 ‘공통성’을 우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차이의 인정과 문화적 다양성 보호를 강조했던 1984년 제정된 민족구역자치법(民族区域自治法)의 기조와 대비되며, 공동체의 동질성과 국가 정체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민족 정책이 중대한 전환을 맞이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소수민족 사회에서는 문화적 동화 압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실제 통합으로 이어질지 혹은 갈등을 심화시킬지는 ‘제15차 5개년 규획’ 기간의 주요 관찰 지표가 될 것이다.
동시에 이번에 통과된 민족법은 국외에서 민족 단결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대만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기존의 국가안전법, 반분열국가법 등과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대만을 둘러싼 관련 법률 체계를 더욱 확장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법제화는 중국의 주권 담론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향후 대만과의 통일전선 및 법률전 수행 과정에서 중요한 정책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법률로서 대만과의 통일을 명시한 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만큼 중국의 관점에서 대만과의 통일은 ‘백 년의 치욕’을 종결하는 역사적 과제로 인식되며, 민족적 대의가 걸린 핵심 이익 중의 핵심 이익으로 간주된다. 또한 시진핑의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전략적 목표로 규정되며, 이념적 차원에서도 대만과의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 공산당 정권 유지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이해되며, 대만을 상실한 상태에서 베이징 지도부의 정치적 지속 가능성을 상정하기는 어렵다는 논리가 형성된다. 아울러 대만문제가 공산당의 주요 임무인 만큼 법률적 논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중국 공산당 당장(黨章)과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서도 대만과의 통일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더불어 2005년 제정된 반분열국가법은 미국의 대만관계법과 대응되는 성격을 가지며, 일정 조건 하에서 비평화적 수단의 사용 가능성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대내적으로는 통일의 법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대만 문제에 대한 억지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015년에는 국가안전법이 제정되었으며, 이는 시진핑 체제 이후 강조된 ‘총체적 국가안전관(總體國家安全觀)’을 법제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법은 국가 안전과 관련된 포괄적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며, 통일 및 영토 완전성 유지가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한다. 또한 2026년에 제정된 민족법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의 강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에서 공포된 것이다. 가령 이 법 제21조 및 제63조에서는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의 강화 및 관련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만 주민 및 해외 화인 사회에 대한 규범적·정책적 관리 범위가 확대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법적 축적을 통해 중국의 대만 정책은 점차 다층적 법제 체계 속에서 운용되고 있다.
종합하면, 과거 중국의 대만 정책이 군사적 억지력에 상대적으로 중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법률적 규범화, 제도적 포섭, 그리고 억지 전략이 결합된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즉, 민족법을 통해 정체성 차원의 통합을 강조하고, 국가안전법을 통해 통제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하며, 반분열국가법을 통해 분리 시도에 대한 법적 억지 장치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입체적인 정책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대만인은 중국인이므로 중국의 법과 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논리를 정교하게 들이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훨씬 세밀하고 지능적 조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로써 대만 관련 3종 세트의 종합적 법률 체계가 완비된 셈이다. 중국은 반분열국가법으로 군사적 마지노선을 삼고, 국가안전법으로 대만인을 중국 국민으로서의 의무(제11조)에 묶어두었으며, 2026년 민족법을 통해서 양안 간 정신적 문화적 동질화를 꾀하고 있다.
[표1. 대만 포위형 삼중 법제망(Triple Legal Net)]
| 법안 | 조준점 | 작용 기전 | 내용 |
반분열국가법 2005 | 영토 (Territory) | 군사적 위협 |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거나 평화적 통일의 가능성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판단될 때, ‘비평화적 수단(군사력)’을 사용할 법적 근거를 마련함. 대만의 ‘주권 행위’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레드라인 역할을 한다. 즉, 대만의 국가적 이탈을 막는 ‘최후의 보루’를 법률로 정해 놓았다. 이는 미국의 대만관계법에 상응한다. |
국가안전법 2015 | 행위 (Action) | 법적 처벌 | 중국의 국가 안보 관련 법제는 대만 독립 및 외부 세력 결탁에 대한 엄격한 금지를 골자로 한다. 특히 개정된 2024년 반간첩법은 대만인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변모하였으며, 이를 통해 대만 내 반중 인사를 처벌하고 친중 우호 세력을 결집시키는 정치적 기제로 운용되고 있다. 역외 적용 원칙이 강조된다. |
민족법 2026 | 정체성 (Identity) | 문화적·심리적 동화 |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법적 의무로 규정함. 제21조와 제63조를 통해 대만 동포를 ‘중화민족’으로 강제 편입시키고, 해외에서의 비판 활동까지 처벌 근거를 마련함. |
<출처>필자정리
결론
현재 대만해협 정세는 복잡하고 엄중한 국면에 직면해 있고, 양안 민간 교류와 각 분야 협력 또한 여러 장애에 부딪히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번 규획은 ‘양안 교류 심화’를 대만 관련 업무의 중점 항목으로 별도로 설정하였다. 이는 민족 부흥이라는 거시적 구도에 입각하여 대만해협 정세와 대만 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중대한 전략적 배치로서, 명확한 방향성과 장기적 성격을 동시에 지니며 분명한 정책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전략적 차원에서 볼 때, ‘양안 교류 심화’를 단독 항목으로 배치한 것은 시진핑 3기 체제에서 중국 공산당이 대만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수립한 핵심 전략 즉,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적 방략을 구체화한 조치다. 이는 단호한 반(反)독립·반간섭 정책과 양안 융합 발전 심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통일을 추진하는 핵심 기반을 형성한다. 이러한 배치는 한편으로 기본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온건한 접근을 병행함으로써 ‘독립세력’에는 강경함을, 융합 촉진에는 유연성을 결합하는 이중적 성격을 보여준다. 나아가 단순한 사무 교류를 넘어 양안 민심을 결집하고 통일에 대한 사회적 기반을 강화하는 전략 사업으로 격상한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정책은 양안 교류를 중국식 현대화 건설의 전체 구도 속에 편입시켜, 대만인으로 하여금 중화민족 부흥의 성과를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조 아래 중국은 대만 야당 인사들과의 접촉을 확대하며 ‘반독(反獨, 대만독립에 반대)’, ‘반간섭(反干涉, 미국, 일본 등 외래세력의 간섭에 반대)’, ‘촉통(통일 촉진)’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대만 기업인들의 행사 참석과 각계 인사 접견을 통해 ‘제15차 5개년 규획’에 따른 발전 기회에 대만이 참여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룽궁(张荣恭) 국민당 부주석은 2025년 11월 송타오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과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를 접견하며, 92공식 견지와 대만독립 반대를 명확히 천명하고, 국·공 회담 재개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그 결과 2026년 4월 7일에는 정리원 국민당 주석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회동하였다. 특히 양안 청년 및 기층 민중 간 교류를 중점적으로 강화하고, 중국 전통문화를 공동으로 계승·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양안 주민 간 ‘공동의 뿌리·문화·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양안 통일 추진을 위한 정신적인 결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종합하면, 2026년 양회는 중국이 대만 정책을 입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전략은 법률을 중심축으로, 역사와 문화를 보조 축으로 삼으며, 외교가 외곽을 지탱하는 유기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보상과 인적 교류를 병행하는 능동적인 '강온 양면' 전략이 두드러진다. 특히 중국의 법률전 체계가 고도화됨에 따라 양안 관계는 법리적 갈등이 심화하고 리스크가 복합화되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면밀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최근 한국 정부가 대만 측의 반발을 수용해 전자입국신고서의 '중국(대만)' 표기를 수정한 사례는 이러한 복합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 신중한 대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필자의 판단으로 볼 때, 역대 양안 관계의 전개와 중국 지도부의 정책 기조를 종합하면, 중국은 군사적 억지력을 배경으로 확보한 이후 대만을 물리적으로 점령하기에 앞서 경제적 종속, 법적 고립, 심리적 압박을 통해 통일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다시 말해, 중국의 대만 정책은 본질적으로 이중적이다. 무력과 평화를 병행하며, 유화책과 강경책을 동시에 구사하는 ‘양면 전략’이 그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적 유인을 통해 대만을 하나의 중국 시장으로 포섭하는 ‘당근’ 전략과, 군사·법률적 압박을 통해 해협 봉쇄 훈련이나 ‘대만 독립 세력’ 제재 명단 발표 등을 활용하는 ‘채찍’ 전략이 병행된다. 동시에 국제적·법적 근거를 축적하여 대만의 선택지를 제한하는 ‘그물망’ 전략이 함께 작동한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은 대만을 점진적으로 포섭하려는 장기적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1) 中华人民共和国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五个五年规划纲要 https://www.spp.gov.cn/spp/tt/202603/t20260313_723954.shtml
2) 《국가발전규획법》:2) 국가 전략의 법적 보장. 외부의 주목도는 다소 낮으나, 중국의 '5개년 규획' 및 중장기 전략이 사상 처음으로 법률적 층위의 제도적 보장을 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법의 통과로 국가 전략은 더욱 강력한 강제력과 연속성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향후 정책 조정에 있어 유연성(탄력성)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중국 공산당이 《민법전》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전'이라 명명한 법률이다. 기존의 오염 방지, 생태 보호, 저탄소 녹색 발전 등 관련 제도를 전면 통합하여 총칙, 오염 방지, 생태 보호, 녹색 저탄소 발전, 법적 책임 등의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었다. 법전화의 목적은 고품질 발전과 높은 수준의 환경 보호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고, 경제·사회의 전면적인 녹색 전환을 추진하며 탄소 정점 및 탄소 중립 목표를 이행하는 데 있다. 이는 18차 당 대회 이후의 생태 문명 정책을 국가 법치 체계로 고착화한 것으로, 환경 거버넌스를 장기적인 전략 과제로 격상시켰음을 보여준다.
< 2026. Vol. 21
'반대'에서 '타격'으로: 2026년 양회에서 본 양안 관계 변화와 전망
동서대학교, 연구교수 강병환
1. 들어가며
2026년 전국양회 정부업무보고 중 대만 정책에 관한 핵심 기조인 하나의 중국원칙과 92공식 견지, 대만독립 분열세력 단호하게 타격, 외부세력 간섭 반대
<출처> 필자 캡쳐
2026년 3월 12일, 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폐막하였다. 중국 공산당 정치체제에서 ‘양회’는 최종적인 결정 권한을 갖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발표되는 정부공작보고,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제15차 5개년 규획과 각종 법률, 그리고 지도부의 발언 등은 연간 정치 의제를 포괄할 뿐만 아니라 대내외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풍향계로 기능한다.
2026년은 ‘제15차 5개년 규획’의 시작 해이지만, 중국 공산당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모두에서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탈세계화 추세를 강화하면서, 중국은 관세 불확실성, 수출 통제, 공급망 재편 등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제 하방 압력, 장기적인 디플레이션 우려, 높은 청년 실업률, 소비 심리 위축 등의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양회는 단순한 연례 국정 운영 방침의 제시를 넘어, 구조적 압력에 대응하는 중국의 정책 현황과 조정 방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관찰 지점을 제공한다.
특히 올해는 향후 5년의 국가 발전 전략인 ‘15·5 규획(2026~2030)’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첫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중국은 내수 부진과 공급 과잉이 결합된 이른바 ‘공강수약(供强需弱)’ 구조, 가속화되는 인구 고령화,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기술 봉쇄 및 지정학적 압박이라는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응하여 이번 양회는 ‘리스크의 체계적 관리’와 ‘국가 시스템의 회복력 제고’라는 명확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는 내·외부 구조적 압력 속에서 중국 공산당이 어떠한 통치 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전략이 법제화와 능동화 방향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수사적 ‘반대’를 넘어 ‘타격(打擊)’이라는 보다 강경한 표현이 공식화되면서 정책 기조의 질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대만 정책이 단순한 입장 표명에서 실행 단계로 이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전국인민대표대회, 법원, 검찰이 동시에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처벌을 강조한 점은 이제는 법률전이 대만 정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대만 광복 기념일’, 쑨원 기념 활동 등을 통해 역사 서사, 민족 정체성, 법적 수단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대만 관련 법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수동적 대응을 넘어 양안 관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법률·역사·외교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만의 국제적 공간을 압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고는 양회 기간 리창 총리의 정부공작보고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승인되고 통과된 제15차 5개년 규획 강요, 민족단결진보촉진법 등 관련 법률, 그리고 중공 지도부의 대만 관련 발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이를 통해 향후 양안 관계 변화의 정치적 함의를 도출하고, 나아가 중국의 대만 정책 방향을 체계적으로 전망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정부공작보고《政府工作报告》
1979년 1월 28일, 덩샤오핑이 9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덩샤오핑,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로잘린 카터(Rosalynn Carter),
카터 미국 대통령, 그리고 덩샤오핑의 부인 저우린(卓琳)이 워싱턴 백악관에 모여 있다.
정부공작보고에서 미·중 관계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대만 문제는 본질적으로 미국 요인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지금도 대만은 베이징과 워싱턴의 최고 지도자가 갈 수 없는 유일한 곳이다. 그만큼 대만 문제는 미·중 패권 경쟁을 상징하는 핵심 사안이자, 양국 관계의 긴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기능한다.
현재 중국 지도부의 인식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주요 변수로 간주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 표명, 캐나다의 제51주 편입 가능성 시사, 파나마 운하 영향력 확대 시도, 쿠바 관련 발언 등은 국제 질서의 예측 가능성을 약화 시키고 있다. 특히 2026년 초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강행과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 침략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협하는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였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공세적 행보가 양안 관계 및 자국의 전략적 안전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3·4·5 동맹 체계’, 즉 오커스(AUKUS), 쿼드(QUAD),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자국을 겨냥한 가상의 적대적 안보 기제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이 군비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단순히 ‘건군 100주년’에 맞춘 국방 및 군 현대화 목표 달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잠재적인 미·중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비한 실질적 전력 구축의 성격이 짙다.
결국 대만 문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는 대미 관계의 관리이며, 이는 여전히 중국 대외 정책의 최우선 과제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올해를 미·중 관계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규정하며 고위급 교류 일정이 이미 가시화되었음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정상 간의 만남을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적절한 환경 조성이 필수적임을 역설하며, 잠재적 리스크 관리와 불필요한 방해 요소 제거를 선행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발언은 정황상 올 5월 가시권에 들어온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은 이미 2018년에 당시 눈앞의 국제정세를 평가하면서 백 년에 없었던 대변국(百年未有之大變局)’으로 규정했다. 그러므로 현재 갈등의 파고가 높은 국제정세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변화에 대응하는 ‘이정제동(以靜制動)’의 전략 기조 아래, 미국과 치열하게 대립하면서도 관계의 파국만은 막는 ‘투이불파(鬪而不破)’의 상태를 유지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리창 총리의 정부공작보고에 나타난 대만 관련 언급은 표면적으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서 천명한 것로 보인다. 리 총리는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전반적 방략을 심도 있게 관철하고(총체방략),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을 견지하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을 도모하고 조국 통일 대업을 추진하며, 양안의 교류 협력과 융합 발전을 심화하고 중화 문화를 공동으로 전승·선양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대만 동포에 대한 동등 대우 정책 이행과 복지 증진을 통한 민족 부흥의 위업 달성을 강조했다.
비록 보고서의 전반적인 틀은 기존에 언급한 내용이 유지되었으나, 중국 관영 매체들은 올해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질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평가한다. 첫째, 대만 독립 저지의 강도가 ‘단호한 반대’에서 ‘단호한 타격(打击)’으로 격상되며 그 수위가 한층 강화되었다. 둘째, 통합 추진의 초점이 ‘융합 심화’라는 포괄적 개념에서 ‘대만인에 대한 중국인과 동등한 대우의 실질적 이행’이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생활 밀착적인 조치로 전환되었다. 셋째, ‘중화 문화의 공동 계승 및 발전’을 명시함으로써 정체성에 기반한 통합 동력이 한층 강화되었다.
특히 2025년 정부보고와 비교할 때, 2026년에는 ‘통일’이라는 표현이 양안 교류나 융합 발전보다 앞선 위치에 배치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리이후 베이징대 교수는 향후 5년간 통일 과정이 이른바 ‘가속기’ 또는 ‘속도 상승기’에 진입할 것이며, 중국이 ‘필연적 통일’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과 대만 내부 정치 지형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이 ‘통제 가능한 변수’를 중심으로 통일 과정의 주도권과 능동권을 확고히 확보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동시에 중국은 외부 세력이 통일 과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류궈선(劉國深) 샤먼대 교수는 대만 문제를 ‘글로벌 거버넌스 전략’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중국의 글로벌 전략 추진과 대만 문제 해결을 병행하되, 대만 변수가 전체 대외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대만 문제를 국가적 부담이아닌 민족 부흥을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3. 제15차 5개년 규획 강요(2026-2030) - ‘정교한 흡수 통합’으로의 이행
시진핑 총서기는 2022년 제20차 당대회 보고를 통해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 방략’을 견지하고 관철할 것임을 천명했다.
2021년 제19기 6중전회에서 처음 제시된 이 ‘총체 방략’은 신시대 대만 사무의 근본적인 지침이자 행동 강령이다
중국은 5년마다 한 번씩 전면적이고 심도 있는 ‘규획’(2006년부터 ‘계획’ 대신 ‘규획’이라는 용어 사용)을 고수해 왔으며, 이러한 규획들은 5년 차가 되면 대부분 실현된다. 2026년은 제15차 5개년 규획 시행 74주년이 되는 해이다. 제15차 5개년 규획은 중국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로 나아가는 핵심 시기인 만큼, 양안 관계에서도 단순한 교류를 넘어 ‘국가 거버넌스 틀 안으로의 대만 포섭’이 본격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5 규획은 총 18편 6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만 관련 내용은 제17편, 즉 ‘일국양제의 견지와 완비 및 조국 통일 추진’ 편에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제59장은 홍콩·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 촉진을 다루고 있으며, 제60장에서는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조국 통일 대업 추진 등 대만 관련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1) 시진핑 총서기가 2022년 20차 당대회 보고에서 밝혀던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방략’(新时代党解决台湾问题的总体方略)을 심도 있게 관철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견지하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함을 재천명했다. 또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양안 관계의 주도권과 능동권을 확고히 장악하며, 양안 동포의 복지를 증진하고 중화민족의 공동 터전을 굳건히 지킨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장 제1절은 양안 경제 협력 추진에 관한 내용이다. 대만 동포와 대만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적 조치(일명 ‘혜대조치’)를 지속적으로 발표·시행하고, 대만 동포와 기업이 ‘신발전 구도’(新发展格局)구축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융합되도록 유도한다. 나아가 대만 기업의 대륙 내 정착과 발전을 지원하고, 국가 지역 발전 전략 및 '일대일로' 공동 건설 참여를 장려한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 협력을 강화하여 양안 공동 시장 조성을 추진한다。
특히 푸젠성이 양안 융합 발전 시범구를 고도화하도록 지원하며 핑탄(平潭), 쿤산(昆山), 둥관(东莞) 등 양안 협력 중점 플랫폼과 ‘해협 양안 산업 협력구(海峡两岸产业合作区)’ 건설을 추진한다. 아울러 다층적인 양안 금융시장 구축을 지원하고, 요건을 갖춘 대만 기업의 대륙 증시 상장을 장려하고 있다.
60장 제2절은 양안 교류 심화에 관한 내용이다. 양안 경제·문화 교류 및 협력을 촉진하는 제도와 정책을 정비하고, 인적 왕래를 확대하여 교류·융합을 촉진한다. 교육, 의료 등 분야의 협력과 사회보장 및 공공자원 공유를 심화하며, 양안 문화 교류를 통해 중화 문화를 공동으로 전승·발전시킨다. 또한 대만 동포의 민족 정체성, 문화 정체성, 국가 정체성을 제고한다. 나아가 청년 및 기층 단위의 교류를 강화하고, 대만 청년들이 대륙에서 꿈을 추구·실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여건을 개선한다. 이와 더불어 대만인이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학습·근무·생활 환경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폭넓은 대만 동포와의 단결을 통해 중화민족의 장기적인 복지를 함께 도모함을 천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15차 5개년 규획에서 ‘양안 교류 심화’를 별도의 항목으로 배치한 것은 두 가지 분명한 신호를 내포한다. 첫째, 전략적 안정성의 유지이다. 즉, 정세가 복잡하더라도 교류를 축소하지 않고 ‘양안은 한 가족(两岸一家亲)’이라는 핵심 이념을 지속적으로 견지한다는 의미다. 이는 대만 민진당의 방해와 외부 세력의 간섭에도 불구하고 양안 교류를 축소하지 않고, 오히려 더 높은 수준과 명확한 정책 틀 속에서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양안은 한 가족’이라는 이념 아래 대만 민심 확보와 동포 복지 증진을 중시하고, 소수의 ‘대만 독립’ 세력과 다수의 대만 동포를 구분하여 접근함으로써 양안 공동 이익의 입장을 견지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제15차 5개년 규획’이 양안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은 핵심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양안 융합 발전의 '제도화'와 '상징적 성과' 도출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대만 주민이 대륙(특히 푸젠성) 내에서 내국인과 동일한 대우를 받는 '양안 융합 발전 시범구' 건설이 완성 단계에 진입한다. 첫째, 사회·문화적 생활권 통합이다. 교통,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 전반에서 대만 동포를 대상으로 한 '내국인 대우(同等待遇)'를 실질화함으로써, 심리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정체성 동화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둘째, 물리적 인프라 연계다. 푸젠성과 대만을 잇는 해저터널이나 교량 건설을 비롯하여 용수, 전력, 가스, 교통망을 직접 연결하는 이른바 '신사통(新四通, 통수, 통기, 통전, 통교)'를 가시화함으로써, 양안 통합의 실질적 지표인 '표지성(標誌性) 성과'를 도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만 본토와는 다르게 진먼(金門) 주민은 대체적으로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찬성하고 있다.
2) '중화민족' 프레임 내에서의 문제 해결
중국은 대만 문제를 더는 별개의 외교·군사 사안이 아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국가 전체 목표의 하위 과제로 재위치 시키고 있다. 첫째, 양안 간 불가분성의 강조이다. 중국의 종합 국력이 신장됨에 따라 대만 독립 세력은 자연히 위축될 것이며, 통일은 필연적으로 실현될 것이라는 이른바 ‘전략적 자신감’이 투영되어 있다. 이는 중국이 통일의 핵심 동력을 자국의 국력 강화에서 찾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종합 국력의 활용이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대만이 대륙 경제권에 구조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대만을 중국 중심의 경제권에 점진적으로 편입시키려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3) 리스크 관리와 '유효한 통제'의 병행
대만과의 융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첫째, 회색지대 관리이다. 이른바 전면전은 피하면서도, 대만의 주권 행사 공간을 지속적으로 축소시키는 장기적 압박 전략이다. 가령 선별적 경제제재, 외교적 고립, 정보·심리전을 교묘하게 활용한다. 특히 홍콩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외부 세력의 개입과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정교화하고 있다. 둘째, 강온 병행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각종 우대 조치(이른바 ‘혜대조치’) 등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한편, 군사적·법적 압박을 병행함으로써 ‘대만 독립’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4) 국가 거버넌스 능력의 현대화 시험대
푸젠성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양안 융합 모델은 향후 통일 이후의 통치 체제를 사전에 실험하는 ‘거버넌스 테스트베드(Testbed)’로 기능하게 된다. 이는 대만 문제를 다루는 역량을 중국 국가 통치 능력 현대화의 핵심 지표로 삼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15차 5개년 규획’ 기간의 양안 관계는 중국의 압도적인 국력을 기반으로 대만을 대륙의 발전 궤도 속에 실질적으로 편입시키려는 ‘정교한 흡수 통합의 준비 단계’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4.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이하 민족법)’ - 대만포위 관련 3종 법률 세트 완성
이번 전국인대에서 통과된 민족법, 국가발전규획법(國家發展規劃法)2), 생태환경법전(生態環境法典)3) 등 3개 법률은 민족 거버넌스, 국가 전략 규획, 생태 문명 건설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의 '제도화'가 한층 강화되었음을 상징한다. 이 가운데 민족법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의 법제화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강화’를 핵심축으로 삼아, 2014년 이후 지속되어 온 시진핑의 민족 거버넌스 이념(民族治理理念)을 전면적으로 제도화했다. 민족구역자치제도라는 기본 틀은 유지하고 있으나, 문화·언어·교육·종교 등 각 영역에서 ‘차이성’보다 ‘공통성’을 우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차이의 인정과 문화적 다양성 보호를 강조했던 1984년 제정된 민족구역자치법(民族区域自治法)의 기조와 대비되며, 공동체의 동질성과 국가 정체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민족 정책이 중대한 전환을 맞이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소수민족 사회에서는 문화적 동화 압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실제 통합으로 이어질지 혹은 갈등을 심화시킬지는 ‘제15차 5개년 규획’ 기간의 주요 관찰 지표가 될 것이다.
동시에 이번에 통과된 민족법은 국외에서 민족 단결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대만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기존의 국가안전법, 반분열국가법 등과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대만을 둘러싼 관련 법률 체계를 더욱 확장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법제화는 중국의 주권 담론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향후 대만과의 통일전선 및 법률전 수행 과정에서 중요한 정책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법률로서 대만과의 통일을 명시한 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만큼 중국의 관점에서 대만과의 통일은 ‘백 년의 치욕’을 종결하는 역사적 과제로 인식되며, 민족적 대의가 걸린 핵심 이익 중의 핵심 이익으로 간주된다. 또한 시진핑의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전략적 목표로 규정되며, 이념적 차원에서도 대만과의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 공산당 정권 유지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이해되며, 대만을 상실한 상태에서 베이징 지도부의 정치적 지속 가능성을 상정하기는 어렵다는 논리가 형성된다. 아울러 대만문제가 공산당의 주요 임무인 만큼 법률적 논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중국 공산당 당장(黨章)과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서도 대만과의 통일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더불어 2005년 제정된 반분열국가법은 미국의 대만관계법과 대응되는 성격을 가지며, 일정 조건 하에서 비평화적 수단의 사용 가능성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대내적으로는 통일의 법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대만 문제에 대한 억지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015년에는 국가안전법이 제정되었으며, 이는 시진핑 체제 이후 강조된 ‘총체적 국가안전관(總體國家安全觀)’을 법제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법은 국가 안전과 관련된 포괄적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며, 통일 및 영토 완전성 유지가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한다. 또한 2026년에 제정된 민족법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의 강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에서 공포된 것이다. 가령 이 법 제21조 및 제63조에서는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의 강화 및 관련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만 주민 및 해외 화인 사회에 대한 규범적·정책적 관리 범위가 확대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법적 축적을 통해 중국의 대만 정책은 점차 다층적 법제 체계 속에서 운용되고 있다.
종합하면, 과거 중국의 대만 정책이 군사적 억지력에 상대적으로 중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법률적 규범화, 제도적 포섭, 그리고 억지 전략이 결합된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즉, 민족법을 통해 정체성 차원의 통합을 강조하고, 국가안전법을 통해 통제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하며, 반분열국가법을 통해 분리 시도에 대한 법적 억지 장치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입체적인 정책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대만인은 중국인이므로 중국의 법과 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논리를 정교하게 들이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훨씬 세밀하고 지능적 조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로써 대만 관련 3종 세트의 종합적 법률 체계가 완비된 셈이다. 중국은 반분열국가법으로 군사적 마지노선을 삼고, 국가안전법으로 대만인을 중국 국민으로서의 의무(제11조)에 묶어두었으며, 2026년 민족법을 통해서 양안 간 정신적 문화적 동질화를 꾀하고 있다.
[표1. 대만 포위형 삼중 법제망(Triple Legal Net)]
2005
(Territory)
2015
(Action)
2026
(Identity)
동화
<출처>필자정리
결론
현재 대만해협 정세는 복잡하고 엄중한 국면에 직면해 있고, 양안 민간 교류와 각 분야 협력 또한 여러 장애에 부딪히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번 규획은 ‘양안 교류 심화’를 대만 관련 업무의 중점 항목으로 별도로 설정하였다. 이는 민족 부흥이라는 거시적 구도에 입각하여 대만해협 정세와 대만 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중대한 전략적 배치로서, 명확한 방향성과 장기적 성격을 동시에 지니며 분명한 정책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전략적 차원에서 볼 때, ‘양안 교류 심화’를 단독 항목으로 배치한 것은 시진핑 3기 체제에서 중국 공산당이 대만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수립한 핵심 전략 즉,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적 방략을 구체화한 조치다. 이는 단호한 반(反)독립·반간섭 정책과 양안 융합 발전 심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통일을 추진하는 핵심 기반을 형성한다. 이러한 배치는 한편으로 기본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온건한 접근을 병행함으로써 ‘독립세력’에는 강경함을, 융합 촉진에는 유연성을 결합하는 이중적 성격을 보여준다. 나아가 단순한 사무 교류를 넘어 양안 민심을 결집하고 통일에 대한 사회적 기반을 강화하는 전략 사업으로 격상한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정책은 양안 교류를 중국식 현대화 건설의 전체 구도 속에 편입시켜, 대만인으로 하여금 중화민족 부흥의 성과를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조 아래 중국은 대만 야당 인사들과의 접촉을 확대하며 ‘반독(反獨, 대만독립에 반대)’, ‘반간섭(反干涉, 미국, 일본 등 외래세력의 간섭에 반대)’, ‘촉통(통일 촉진)’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대만 기업인들의 행사 참석과 각계 인사 접견을 통해 ‘제15차 5개년 규획’에 따른 발전 기회에 대만이 참여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룽궁(张荣恭) 국민당 부주석은 2025년 11월 송타오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과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를 접견하며, 92공식 견지와 대만독립 반대를 명확히 천명하고, 국·공 회담 재개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그 결과 2026년 4월 7일에는 정리원 국민당 주석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회동하였다. 특히 양안 청년 및 기층 민중 간 교류를 중점적으로 강화하고, 중국 전통문화를 공동으로 계승·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양안 주민 간 ‘공동의 뿌리·문화·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양안 통일 추진을 위한 정신적인 결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종합하면, 2026년 양회는 중국이 대만 정책을 입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전략은 법률을 중심축으로, 역사와 문화를 보조 축으로 삼으며, 외교가 외곽을 지탱하는 유기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보상과 인적 교류를 병행하는 능동적인 '강온 양면' 전략이 두드러진다. 특히 중국의 법률전 체계가 고도화됨에 따라 양안 관계는 법리적 갈등이 심화하고 리스크가 복합화되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면밀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최근 한국 정부가 대만 측의 반발을 수용해 전자입국신고서의 '중국(대만)' 표기를 수정한 사례는 이러한 복합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 신중한 대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필자의 판단으로 볼 때, 역대 양안 관계의 전개와 중국 지도부의 정책 기조를 종합하면, 중국은 군사적 억지력을 배경으로 확보한 이후 대만을 물리적으로 점령하기에 앞서 경제적 종속, 법적 고립, 심리적 압박을 통해 통일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다시 말해, 중국의 대만 정책은 본질적으로 이중적이다. 무력과 평화를 병행하며, 유화책과 강경책을 동시에 구사하는 ‘양면 전략’이 그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적 유인을 통해 대만을 하나의 중국 시장으로 포섭하는 ‘당근’ 전략과, 군사·법률적 압박을 통해 해협 봉쇄 훈련이나 ‘대만 독립 세력’ 제재 명단 발표 등을 활용하는 ‘채찍’ 전략이 병행된다. 동시에 국제적·법적 근거를 축적하여 대만의 선택지를 제한하는 ‘그물망’ 전략이 함께 작동한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은 대만을 점진적으로 포섭하려는 장기적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1) 中华人民共和国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五个五年规划纲要 https://www.spp.gov.cn/spp/tt/202603/t20260313_723954.shtml
2) 《국가발전규획법》:2) 국가 전략의 법적 보장. 외부의 주목도는 다소 낮으나, 중국의 '5개년 규획' 및 중장기 전략이 사상 처음으로 법률적 층위의 제도적 보장을 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법의 통과로 국가 전략은 더욱 강력한 강제력과 연속성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향후 정책 조정에 있어 유연성(탄력성)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중국 공산당이 《민법전》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전'이라 명명한 법률이다. 기존의 오염 방지, 생태 보호, 저탄소 녹색 발전 등 관련 제도를 전면 통합하여 총칙, 오염 방지, 생태 보호, 녹색 저탄소 발전, 법적 책임 등의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었다. 법전화의 목적은 고품질 발전과 높은 수준의 환경 보호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고, 경제·사회의 전면적인 녹색 전환을 추진하며 탄소 정점 및 탄소 중립 목표를 이행하는 데 있다. 이는 18차 당 대회 이후의 생태 문명 정책을 국가 법치 체계로 고착화한 것으로, 환경 거버넌스를 장기적인 전략 과제로 격상시켰음을 보여준다.